며칠 전 둘째 소요미의 다섯살 생일이었다. 아침부터 부랴부랴 준비한 빠리바게뜨 생크림 케잌으로 조촐하게 우리끼리 생일파티를 했다.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른 뒤 촛불을 껐다. 케잌을 자르며 하요미, 소요미 낳은 이야기를 들려주니 신기한가보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집중해서 듣는다.
"언니는 밤에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가 다음날 점심 시간 지나고 나왔어. 아기 때는 가만히 누워있는 게 답답했는지 엄청 빨리 뒤집고 기었지. 너는 출근하는 데 배가 너무 아픈거야. 그래서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도와 주셨어. 좀 기다리니까 괜찮아져서 그냥 출근했다가 퇴근하고 병원에 갔어. 9시가 좀 넘은 시간이었는데 두시간 만에 나왔단다. 너는 순하고 기저귀를 갈아주면 특히 좋아했어. 개운했나봐."
본인은 가만히 누워있고 엄마가 기저귀를 갈아 준다는 게 인상 깊었는지, 몇번을 누워서 시뮬레이션 하고 만족스러워했다.
선물로는 아기토끼 기르기 장난감을 준비했다. 첫째만 주면 둘째가 서운해하고, 둘째만 주면 첫째가 서운해하니 우리 집 선물은 무조건 똑같은 거 두개씩이다. 연년생은 사실 쌍둥이나 다름 없다.
요리 못하는 엄마지만 그래도 생일이니 열심히 움직여서 미역국을 준비했다.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생일날은 미역국을 먹어야 건강하고 예쁘게 오래오래 살 수 있다!"고 협박(!)하여 배 채울 정돈 먹인 듯 하다.
코로나19 때문에 하루종일 집콕 계획이었으나 나가자는 성화에 못 이겨 마스크를 쓰고 동네 놀이터를 찾았다. 아이들은 그네를 가장 좋아하는데 늘 가던 놀이터 그네에는 그늘이 하나도 없었다. 이번엔 다른 데로 가보자, 하여 길 건너 공원 놀이터로 갔더니 운 좋게도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한참동안 그네를 타고 놀았다. 밖에 나와 그네를 타니 바람도 선선하게 불고 이제 좀 살 것 같았다.
그렇게 놀고 아이스크림 사가지고 집에 와서 씻고 먹고 양치하고 자고. 둘째 소요미의 다섯살 생일은 이렇게 평범하게 마무리! 오늘도 평범하게 보낼 수 있는 일상에 감사하며, 코로나19 얼른 사라지면 좋겠다.
우리 예쁜 소요미 다섯살 생일 축하해. 앞으로도 웃음 가득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로 성장하길 바라. 엄마도 많이 도울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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