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물괴'를 보았다.
근래에 개봉한 것 중에서 아직 보지 않은
영화가 매우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점이 낮은 '물괴'를 굳이 선택한 이유는
오직 단 하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네이버 평점에서 다양하고 참신한
드립들을 읽고 있노라면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는 물괴를 직접 보고 싶었다.
어차피 7광구도 못 피했으니까 뭐,
낚여서 클레멘타인도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까지 설마설마하며 집중해서 봤고-_-;
킬링타임용이니까 괜찮다.
일단 마음의 준비는 좀 하고.
[영화 주요정보]
“인왕산에 흉악한 짐승이 나타나 사람을
해쳤다 하옵니다. 그것을 두고 듣지도 보지도
못한 짐승이라 하여 사물 물(物), 괴이할 괴(怪),
물괴라 부른다 하옵니다.”
중종 22년, 거대한 물괴가 나타나
백성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물괴와
마주친 백성들은 그 자리에서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거나 살아남아도 역병에 걸려
끔찍한 고통 속에 결국 죽게 되고,
한양은 삽시간에 공포에 휩싸인다.
모든 것이 자신을 몰아세우는 영의정과
관료들의 계략이라 여긴 중종은 옛 내금위장
윤겸을 궁으로 불러들여 수색대를 조직한다.
윤겸과 오랜 세월을 함께한 성한과 외동딸 명,
그리고 왕이 보낸 허선전관이 그와 함께 한다.
물괴를 쫓던 윤겸과 수색대는 곧 실로
믿을 수 없는 거대한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데…
생기기는 삽살개 같고 크기는 망아지
같은 것이 취라치 방에서 나와 서명문을
향해 달아났다. 서소위 부장의 보고에도
‘군사들이 또한 그것을 보았는데,
충찬위청 모퉁이에서 큰 소리를 내며 서소위를
향하여 달려왔으므로 모두들 놀라 고함을 질렀다.
취라치 방에는 비린내가 풍기고 있었다’고 했다.
-중종실록 59권, 중종 22년 6월 17일
실제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서 출발했다는
국내 최초 크리쳐 액션 사극이라는 물괴...
일단, 기회비용이라는 게 있으니까
최초 시도는 안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긴 한데(;;;)
나는 마음의 준비를 엄청 단단히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볼만한데?' 라고 느꼈다.
단, 사건의 개연성이나 논리를 절대로
따지지 마라. '저건 말도 안되는데' 라고
접근하면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재미를 1도 느낄 수가 없을테니까
그냥 '그런가보다' 해야 된다.
크기도 엄청 클 뿐더러 점프도 잘 해서
지붕위로 훌쩍 올라갈 수 있는 물괴인데
궁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겠다며
고안한 방법이 고작 성문을 닫는 거라던지,
애초에 아주 작은 삽살개만한
초롱이가 역병걸린 시체들을 먹고
그렇게 집채만해 졌으며,
악역인 영상(이경영)에게 감동했던
백성들이 혜리의 "쟤가 나쁜놈이다"
한마디만 듣고 갑자기 다 돌아선다.
전부다 귀가 종이장보다도 얇은가 보다.
매우 놀라울 따름이다.
단, 영화를 보기 전 가장 궁금했던 것.
도대체 물괴란 무엇인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하는 부분은 개연성은 둘째치고
나름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궁금증 해결!)
물괴는 폐주 연산이 동물을 좋아하여
교배 실험을 하다가 만들어진 짐승이다-_-;
연산이 폐위된 후에 그 곳에 남아있는
동물들을 모두 죽였으나, 아직 새끼였던
초롱이(=물괴)는 밥을 주던 송할배가
몰래 도망치게 해서 살아남았다.
CG로 만들어진 물괴는,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물괴가 클라이막스 부분에
잠깐 나오는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끝까지 오랫동안 등장하며 움직임도
그 정도면 꽤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 왕좌의 게임, 반지의 제왕 같은
작품들과 비교하면 당연히 아니 된다-_-;
김명민과 김인권의 케미는 괜찮은 편이고,
혜리 연기도... 정말 정말 심각한 발연기까진
아니었다고 보는데, 역시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발성 및 연기력 좋은 대체 가능한 배우들이
많았을 것 같아 아쉽기는 하지만...
그냥 전체적인 스토리가... 음... OTL
요즘 유령, 괴물에 관심 많은
첫째 하윤이(올해 다섯살)가 보면
신기하게 생겼다며 열광할 것 같은 영화다.
평소 괴수영화를 애정하며,
정말 기대 1도 없이 호기심으로 본다면
나쁘지 않고, 스토리와 개연성이 탄탄한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물괴는
절대로 시도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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