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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도서&영화

[영화] 널 기다리며(결말/스포없음)

by 해이나 2020.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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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 

"응."

"제가 정의를 위한 용기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는데요."

"응."

"악이 승리하기 위한 조건은 단 한가지같애요."

"그게 뭔데?"

"선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거..."


긴 연휴의 마지막 밤이 지나가는 것이 아쉬워서, 간만에 왓챠플레이에서 스릴러 영화를 보았다. 평점은 별로이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보았으므로 블로그에 포스팅을 남겨보려고 한다.

 

나는 추리, 미스테리, 스릴러 장르를 굉장히 좋아하지만 막상 손에 땀을 쥐는 장면이 나오면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스스로도 이런 점이 딜레마인 사람이라 혼자서 볼 영화를 선택할 때면 고민을 많이 한다. (무서워도 둘이 보면 좀 나으니까) 적당히 스릴 있으면서 긴장하는 장면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안되고 반전이 있으면 더 좋고 등... 그런 면에서 '널 기다리며'는 나의 개인적인 공포 임계점 수위를 적절하게 맞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으아 심장 떨려 못 보겠다아~ 하는 부분들을 질질 끌지 않았고 바로 장면 전환이 되어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


15년 전 형사를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연쇄살인마. 하지만 해당 사건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이 나고, 용의자는 다른 사건에 대한 죗값으로 15년형을 선고 받는다. 15년 후 범인이 출소한 후에 유사한 패턴의 살인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형사 '대영'은 계속 과거의 사건과 그를 추적한다.

그리고 15년 전 살해된 형사의 딸은 이제 어엿한 20대 소녀가 되어 삼촌(대영)과는 별개로 아빠를 죽인 범인을 쫓는데... 


이 영화는 보고 나서 열린 결말로 인해 여러 방향의 해석이 가능하다던지, 생각할 요소들이 많다던지 하는 류의 컨텐츠는 확실히 아니다.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사건의 발생 경위와 흐름은 다 파악이 된다. 다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왜(why)'가 빠져있다는 점이 아쉽다.

 

그가 사람을 죽이는 이유는 모르고, 그냥 등장하면서부터 사이코패스다. 그녀가 어떻게 자랐는지는 모르겠고 (외로웠을 것으로 추측) 그냥 매일 경찰서에 나온다. 그냥 그렇게 설정했으니 그런가보다 하고 봐라~ 이런 식이다. 등장인물들의 성격, 배경 등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다 보니 개연성이 떨어지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이런 부분들이 보완되었다면 훨씬 더 좋은 작품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한국영화에서 그렇듯 경찰들은 열심히 움직이는 듯 하지만 늘 한발 늦으며, 잡아! 뭐라도 하란 말이야! 소리만 지르는 무능한 집단이다. 

 

그리고 범인 역할의 기범(김성오)은 악역 배우로 낯이 익었는데, 이번에 확실히 이름을 알게 되었다. 눈빛과 깡마른 몸, 그리고 근육. 시간이 흐른 뒤에 이 영화를 떠올리면 이 배우의 화장실 대치씬만 강렬하게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심은경이라는 배우는 연기력도 좋고, 내가 좋아하는 배우 중 한명이지만, 이번 영화의 주인공 캐스팅으로는 적절했는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첫번째로 발음이 좀 어눌해서 몰입하는데에 방해가 됐고, 두번째로 캐릭터의 특성과 배우의 이미지가 매칭이 잘 되지 않았다. 스크린에 보여지는 것은 여리여리하고 고운 소녀의 모습인데, 남자 시체를 옮긴다거나 살인마와의 결투(?)에서 거의 밀리지 않는 장면을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뚜렷했으며, 어렵지 않은 내용에 적당한 스릴러 요소가 들어 있어서 킬링 타임용으로는 나쁘지 않은 영화라고 생각된다. 별점을 주자면 별 다섯개 만점에 세개 정도? 

복잡하게 생각하며 영화를 보고 싶지 않을 때(!) 킬링 타임용 영화로 '널 기다리며'를 추천한다.

 

Ⓒ해이나

 

※이 포스팅에는 다음 > 영화 > 널 기다리며 > 포토(https://movie.daum.net/moviedb/photoviewer?id=87364#1072016/PhotoList)가 사용되었습니다.

※금전적인 댓가를 받지 않고 직접 관람한 후 작성하는 감상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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