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5 상상과 논리 사이 원래 재잘재잘 하기를 좋아하는 둘째(소요미)였지만, 요즘들어 부쩍 말이 더 늘었다. 말수가 늘었다기보단 표현하는 수준이 올라갔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듯 하다. 에피소드 #1 [배경] 할머니 댁에 하요미, 소요미의 달팽이가 각각 다른 통에서 살고 있다. 둘이 동시에 알을 낳았는데 하요미 달팽이의 알은 크고 하얀 반면에 소요미 달팽이의 알은 까맣고 작다. 하요미: 왜 달팽이 알 색깔이 다른거야? 엄마: 청개구리도 있고, 황소개구리도 있고, 두꺼비도 있는 것처럼 달팽이 종류가 다른거 아냐? 하요미: 아니야. 똑같이 생겼어. 그 때 곰곰 생각하던 둘째 소요미가 신이 나서 말하기 시작했다. 소요미: 엄마, 내 달팽이는 사실은 민달팽이야. 원래는 등에 껍질이 없는데 이렇게 지나가다가 죽은 달팽이를 발견한거야. .. 2021. 7. 1. 늦은 어버이날 후기 우리 일곱살 첫째의 생일은 5월 8일, 어버이날이다. 예정일을 하루, 이틀 넘기고 그 날만은 아니길 바랬는데...ㅋㅋㅋ 딱 자정 넘어가면서부터 진통을 시작해서 점심시간이 조금 지났을 무렵 태어났다. 작년까지만 해도 흐지부지 넘겼었는데 올해에는 어버이날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것 같길래 "엄마가 케잌이랑 선물을 준비할 테니까, 너도 엄마한테 무언가를 주어야 해." 라고 말했다. 그랬는데 세상에나~ 무슨 팬미팅 하는 줄~ 완전 열일하는 유치원🤭이 정도면 거의 이틀동안 어버이날 선물만 만들었을 거 같다. 가방에 뭘 바리바리 싸와서는 엄마 줄게 있다며 계속 뭘 보여주고 먹여주고... 아이들 덕분에 공허했던 마음 한구석이 애정으로 가득 채워진 기분이었다. 아이들 선물은 다 좋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건.. 2021. 5. 12. 초등학교에 다니는 너에게 안녕, 엄마야. 초등학교 생활은 어때? 담임선생님과 새로 사귄 친구들은 마음에 들어? 학교에 다녀와서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신나게 재잘거리는 네 모습을 상상해 본다. 상상만으로도 엄마는 웃음이 나. 며칠 전 진지한 표정으로 "코로나 19 때문에 유치원에서 공부를 못 해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글씨를 다 알아야 되서 공부 해야돼요." 라고 하요미가 말했지. 초등학생이 된 너희들은 한글을 다 뗐으려나. 숫자랑 영어 알파벳은 얼마나 알려나. 잘 하지는 못해도 어느정도 익숙해졌으리라 믿어. 그 때까지 엄마가 많이 도와줬을 테니까, 앞으로도 그럴거고. 세상에 쉽게 얻어지는 건 거의 없단다. 처음부터 잘 할 수 있는 것도 드물지. 이건 이미 어른이 된 엄마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확실한 건 계속 하다보면 .. 2021. 1. 13. 엄마가 사랑해요 [3일 늦은 2020년 크리스마스의 기록] 나는 20대에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동했던 적이 있다. 캘리그라피는 내게 너무도 매력적이고 언제든 다시 시작하고 싶은 분야이다. 다만 지금은 마음의 여유도 충분하지 않고, 상황도 여의치 않아 '조금만 더 있다가 하자' 라고 미루고 있는 중이다. 대신에 가끔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을 땐, 마음이 따뜻해 지는 문구를 엽서에 적으며 혼자서 힐링을 하곤 한다. 이런 저런 경험들로 인해... 진심을 담아 적은 글씨에는 나름의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아이들의 생일이나 기념일에는 되도록이면 손으로 직접 쓴 카드를 전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선물은 산타가! 카드는 엄마가! 아이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었다. 작년까지는 직접 읽을 수는 없지만 들으면 .. 2020. 12. 28. 유치원을 졸업하는 너에게 안녕, 엄마야. 아마도 네가 지금은 한글을 다 떼지 못해서 엄마의 편지를 읽을 수 없겠지만, 좀 더 자라면 이 글을 읽을 수 있을테니 그 순간을 떠올리며 엄마의 마음을 글에 담아볼게. 벌써 네가 8살이 되어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구나.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하고,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고, 킥보드를 탈 수 있게 되고, 또 유치원 형님반에 가게 되었다며 좋아하던 너... 엄마는 눈을 감으면 네 성장과정이 머리속에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는데, 벌써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었다니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아. 맞벌이하는 엄마, 아빠 때문에 너는 3살 때부터 어린이집에 다녔어. 감사하게도 너무 좋으신 어린이집 원장님, 선생님을 만나 웃음 가득하게 성장할 수 있었지만, 사실 엄마는 네가 어린이집에 못 .. 2020. 11. 25. 이전 1 다음